굿즈팀 일해라, 우리 장르 BEST WORST 굿즈

덕후에게 있어 굿즈란 자신이 파는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자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소중한 기록물 같은 것이다. 그 형태가 단순한 출력물이든 피규어 같은 조형물이든 실제로 입고 나왔던 옷이 되었든 간에 좋아하는 작품의 일부를 소유하는 일은 언제나 짜릿하기 마련이다.

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소비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덕질을 위해 질러본 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시피 굿즈에는 언제나 무시무시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지름신 강림 확률이 증가하며 낮으면 낮을수록 뒷골 땡김과 분노가 치민다. 시작이 어떠하든 지갑은 열리겠지만, 이왕 구매하는 내 새끼 굿즈이다. ‘퀄리티’는 항상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지혜로운 한 덕후 가라사대 굿즈는 나와도 문제 안 나와도 문제라 했다. 베스트가 있으면 어디에나 워스트가 있기 마련이니, 굿즈 또한 이를 피해갈 수 없다. 간만에 잘 빠져서 신기할 정도의, 다른 것도 많은데 하필이면 이걸 내기로 유명한, 주먹을 부르는 지옥의 데포르메를 시전하는 굿즈 3대장을 소개한다.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드림웍스

충격적인 굿즈 퀄리티로 유명한 드림웍스가 간만에 일을 냈다. 심지어 이번엔 안 좋은 쪽이 아니라 좋은 쪽이다. 발매하는 상품마다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게 만들더니, 팬들의 오랜 분노를 잠재울 퀄리티의 굿즈가 정말 오랜만에 발매되었다. 퀄리티가 퀄리티이니만큼 가격도 상당하지만 화면에서 그대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한 투슬리스의 자태는 절로 카드 슬래쉬를 외치게 한다.

(출처 : 구글 검색)

한 번 실수 했으면 다음 번에는 잘 하겠지 싶은 마음으로 사리를 쌓아보아도 다음 굿즈 그 다음 굿즈 그 다음다음 굿즈까지 기어이 창렬했다. 오죽하면 그 명성이 타 장르까지 널리 퍼져 드웍 공식 굿즈 = 못생긴 것이 특징 이라는 자조적인 농담까지 퍼져있을 정도였으니…. ‘가디언즈’나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작품이야 사람이 나오니 봉제인형으로 만들기 힘들어서 아주아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줄 수도 있다. 한 고비를 참고 넘기니 인형 굿즈로 만들면 평타는 친다는 동물 캐릭터조차 퀄리티가 박하다. ‘마다가스카’ 시리즈 캐릭터 굿즈를 보고 있노라면 대체 왜 그랬어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만큼 만들어보았으면 감 좀 잡고 잘 좀 만들어 볼 것이지 싶어지는 이유가 따로 있지 않다.

굿즈계의 뒷골 대마왕으로 끝나면 좋을텐데 팬들의 원성을 자자하게 만드는 이유가 또 있다. 다름이 아니라 소량 제작되어 구하기가 무척 어렵거나 판매 예정이 없는 미판 굿즈의 퀄리티가 무척(!) 좋다. 대표적인 굿즈가 첨부한 이미지의 컵으로, 보는 사람 심장 동하게 만드는 이 굿즈를 스튜디오 내부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니 말 다했다.

 

 

현실고증 굿즈의 득과 실, 겁쟁이페달

(출처 : 구글 검색)

겁쟁이페달 굿즈를 빼 놓고 베스트&워스트 굿즈를 논할 수 있을까? 한창 굿즈가 발매 될 당시, 나왔다 하면 트위터 검색 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파괴력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팬시도 팬시지만 특히 러버스트랩이 특출난 귀여움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 할 것은 다른 장르도 다 만드는 미적지근한 굿즈 이야기가 아니다. 캐릭터보다 한술 더 뜨는 현실고증 시리즈야말로 겁페 굿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패션계의 불모지로도 모자라 마계라고도 불리는 스포츠 만화 장르에서 겁쟁이페달의 입지는 확고하다. 작가님의 독특한 센스도 센스지만 이를 현실로 불러들이는 흑마술사들(이라고 쓰고 굿즈팀이라 읽는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출처 : 반다이 공식 쇼핑 사이트)

하하하 저런 옷도 있구나, 싶었던 것을 실제로 눈 앞에서 보게 되면 먼저 눈을 의심하게 된다. 독특한 패션 센스로 유명한 겁페 캐릭터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마키시마 유스케’의 평상복이 굿즈화 되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코스프레용으로 사용하면 되겠지 싶지만, 마계의 소환술사들께서 여기서 한 술 더 떠 개량형의 굿즈(…)까지 출시해 주셨다. 원작에 충실한 컬러 바리에이션과 후드까지 추가해주시니 이쯤 되면 워스트라기보다는 새로운 장르를 하나 창조했다고 봐도 되겠다.

굿즈 팀이 재미라도 붙인 건지 겁쟁이페달의 의류 굿즈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독특하고 웃긴 굿즈로만 끝나면 원래 그렇게 나오나 보다 하면 될 것을, 하필 각 학교를 모티브로 한 공식 굿즈들이 예쁘게 나오기로 유명해서 이건 팬들을 웃기기 위해 내는 것이 맞구나 싶어진다.

 

 

저퀄과 고퀄은 한 끗 차이, 2.5D 굿즈

(출처 : 마블 샵 공식 홈페이지)

캐릭터 상품이 넘쳐나는 서구권의 2.5D의 굿즈 제작력은 없던 눈도 뜨게 만든다. 2.5D 굿즈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을 토대로 제작이 되어서 그런지 핫토이, 피규어, 영상물 등으로 절로 입이 벌어지는 퀄리티로 제작된다. 본판이 워낙 잘생기고 예뻐서인지 2등신에서 3등신 정도의 캐릭터 봉제인형 역시 귀엽고 지름지름하게 만들어지니 팬들은 돈을 쥐고 골라잡기만 하면 된다.

특히 공식 굿즈를 구할 때 생활융품부터 장난감, 굿즈의 정석인 피규어까지 공산품 수준의 싼 가격 대비 준수한 퀄리티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퀄리티를 가격으로 정한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지만, 덕후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출처 : 구글 검색)

문제랄 것이 하나가 있다면 가끔씩 신의 오류처럼 튀어나오는 지옥의 데포르메를 들 수 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본판이 워낙 잘생겨서인지 멋지고 잘생김을 캐릭터 상품화 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생길 때가 있다. 완벽하게 캐릭터화 된 것도, 완벽하게 본판을 닮은 것도 아닌 미묘한 수치 어디 즈음에서 간략화가 되다 멈추어버린 멋생긴 굿즈들을 보면 귀엽다는 감상이 들기 이전에 심란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장르의 특성 상 굿즈들이 대량 생산되고 대중에 유통되는 비율이 높다는 특징 또한 멋생긴 굿즈 제작에 일조한다. 집에 진열해 두었던 고퀄리티 핫토이를 바라보다가 패스트푸드 점에서 끼워주는 장난감 굿즈의 삐뚤어진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공허해지는 기분을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신의 굿즈는 어떠한지 모르겠다. 타 장르 사람들도 전부 알아주는 베스트 굿즈, 내가 파는 장르지만 굿즈 팀이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 워스트 굿즈 하나쯤은 마음 속에 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최애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은 결국에는 특제 필터링만 거치면 모두 예뻐 보인다. 처음 보았을 때의 뜨악함도 결국에는 하나 사다놓고 내내 보면 귀여운 포인트가 되고 만다. 남들 보기에 워스트여도 내가 보기에 베스트이면 장땡이니, 오늘도 최애를 찾아 헤매며 굿즈 사냥에 나서는 당신의 쇼핑길에 내내 퀄리티가 충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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